한반도를 중심으로 하는 우리 민족은 남북한 8000만에 이른다. 일본의 강점치하를 거쳐 1970년대 해외이민 열풍에 이르기까지 한민족 디아스포라는 그 후손을 합하면 2000만이 될 것으로 추산하기도 한다. 한민족 디아스포라의 중심지인 중국에서, 조선족이든 한국인이든 민족적 유대감을 잃지 않으면서 사이좋게 협력하여 한민족 디아스포라의 성공시대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앙아시아와 러시아지역에 흩어져 살고 있는 고려인 50여 만명은 한민족 역사상 가장 소외되고 고통 받으며 살고 있는 동포집단이다. 이들은 1860년대 초부터 가난과 일제의 탄압을 피해 러시아 연해주로 이주했던 한인들의 후손이다. 게다가 1930년대 극동지역에서 스탈린에 의해 강제이주 당했던 '고려인' 동포들이 현재 우즈벡에 가장 많은 18만, 카작에 10만, 사할린 4만, 연해주 4만, 모스크바 4만, 러시아남부 5만, 우크라이나 3만, 타지키스탄등 기타지역 2만여 명이 흩어져 살며 고난 가운데 한민족의 명맥을 이어가기 위해 치열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최근 민족차별과 중앙아시아의 피폐한 경제사정으로 고려인 2~3세들이 새로운 정착지를 찾아 조상의 땅 코리아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이들 중 일부 고려인들이 광주에 터를 잡기 시작한지 불과 3년 만에 광산구 월곡동을 중심으로 고려인마을을 형성하고 1000여 명이 거주하게 되었다. 하지만 돌아온 고려인에 대한 대우는 외국인근로자와 별반 다를 바 없다. 주거, 취업, 보육, 비자문제 등 다양한 어려움을 겪으며 살아가고 있다.
이에 비해 비슷한 맥락의 탈북자가 한국에 입국할 경우 정착비와 주택, 다양한 복지를 제공하는 반면 고려인은 온갖 차별로 인해 정착에 어려움을 격고 있다. 구한말, 잃어버린 민족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했던 조상들의 노고에 대한 알맞은 대우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고려인들이 광주에 고려인마을을 형성하고 살아가는 한, 고려인 수난사를 기록한 역사관과 고려인 자치구 또는 자치동을 만들어 합당한 대우를 해 줄 필요가 있다. 이는 살아있는 역사박물관 (구한말 고려인 수난사)를 통한 교육이 국가관 정립 및 애국심 고취는 물론 많은 국민들의 역사의식을 깨우는 교육의 현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라 잃은 국민들의 서러움과 고통을 인식하기 위한 독립기념관이 있듯이, 세계 인권도시를 주창하는 광주에 고려인자치구, 또는 고려인자치동을 만들어 마음 놓고 편히 살 수 있도록 도왔으면 한다. 그리고 그곳에, 한민족의 수난과 또 영광의 역사를 한자리에서 교육할 수 있는 역사관을 조성한다면 후손들에게 국가의 중요성과 애국심을 교육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온 국민의 산 교육장이 될 '고려인 역사관'을 조성해 보다 나은 미래의 영광과 번영, 그리고 쓰라린 과거가 두 번 다시 이 땅에 점철되지 못하도록 예방하는 효과를 발휘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 세계적 인권도시 광주시민 모두가 '고려인 역사관과 자치마을'을 건립하는데 한마음 한뜻을 모아가기를 간절히 기원해 본다.
이천영: 나눔방송 대표, 새날학교 교장ㆍ(사)외국인근로자문화센터 대표
이칼럼은 2월5일자 전남일보 "현장에서"란에 기고된 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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