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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방송] 시를 나누고 싶어요 -내 이웃, 무슬림 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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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여름날 통시 앞에서
굼틀굼틀 기어 다니는 누우런 살갗 색의 굼벵이들
끝내 통시 문을 못 열고 텃밭에서 똥을 누고
한참이나 그 서물서물 징그러운 기억이
흉흉하게 박혀
그들에게 노래가 있다한들
그들에게 가족이 있다한들
너무 검거나 어두운 이야기는 버림받는다.
우리의 이야기가 담을 넘으면
우리가 던지어진다.
까맣고 어두운 소리 안에서 자라나는 내 아이야
145위 가난한 나라에서 그 중에서도 가장 천한 아이로
오늘만 곰팡이 핀 마른 빵과 데우지 못한 차를 마시고
내일은 밀가루로 쑨 수프를, 따뜻한 것을 먹자꾸나.
나에게 노래가 있다한들
나에게 가족이 있다한들.
허름한 이불에 감겨진 채, 빼꼼이 보이는 네 씻지 못한 얼굴.
베갯잇도 없는 얼룩진 베개에 얼굴을 묻고 잠든 아이야.
남루한 너희들이 담긴 오늘, 막막해진 오늘
내일을 그려야 하는 엄마의 고통이 네 누추한 이불 위에 얼룩진다.
아이야 어떤 일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날들이 있다. 엄마에게도
모든 것이 낯설고 두려워 무너질 것 같은 날들이 있다. 엄마에게도
따스한 방에서 어리광을 부리며
잠에서 깨어나는 너를
이디 쿠르본에
새 옷을 입고 집집마다 다녀도
거절되지 않는 여느 타직 아이들처럼
검은 바지에 하얀 셔츠를 입고 학교에 가는 너를 보고 싶다.
나에게 노래가 있다한들
나에게 가족이 있다한들.
오래 오래, 깊숙이 깊숙이, 까맣게 살아온 음지에서
그리움으로도 소망으로도 만들지 못하는 희망 같은 햇살을
네 입 안 가득 솜사탕처럼 넣어주고픈
나에게 노래가 있다한들
나에게 가족이 있다한들
너와 나, 무의식의 역사마저 닮는 검고 어두운 이야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내 아이야!
지은이: 박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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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대 영문과를 졸업한 동화작가이다. 그후 순복음교회 선교사이자 목사가되어 선교길을 떠나 중앙아시아 고려인사역을 하며 청춘을 보냈다. 현재 안식년을 맞아 고향인 광주에 돌아와 잠시 쉬던 중 광주고려인마을을 섬기며 국내 정착한 고려인의 삶을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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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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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3년 12월 23일 06시 45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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