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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방송 칼럼]광주 거주 고려인동포, 독립운동가의 후예
지난 1일 97주년 3ㆍ1절을 맞아 광주에 둥지를 틀고 살아가는 고려인마을 주민들은 광주시청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 태극기를 나눠주며 참가자들에게 고려인동포 귀환과 조국독립을 위해 헌신한 선조들의 공로를 널리 알렸다. 하지만 오늘을 살아가는 국민들은 고려인이라 부르는 동포들의 선조가 일제강점기 국권회복을 위해 헌신한 사실들을 그다지 크게 인정하려 들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구한말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는 망국의 한을 품고 러시아로 이주한 동포들이 집단 거주지를 이루고, 일제에 맞서 치열하게 독립투쟁을 벌인 신한촌(新韓村)이라 부르는 마을이 있었다. 오늘날 광주 광산구 '고려인마을'처럼.

신한촌(新韓村)은 블라디보스토크로 망명온 동포들이 집단으로 모여 1911년 조성한 마을로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총리인 성재(誠齋) 이동휘(李東輝) 선생을 비롯해 단재(丹齋) 신채호(申采浩), 부재(溥齋) 이상설(李相卨), 위암(韋庵) 장지연(張志淵), 이종호(李鍾浩), 장도빈(張道斌) 선생 등 애국지사들이 거주하며 독립운동을 펼쳤던 마을이었다.

신한촌 한인들은 1919년 국내에서 3ㆍ1 독립만세 운동이 일어나자 같은해 3월17일과 이듬해 3월1일 독립만세 운동을 벌였고 당시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던 11개국 영사관과 6개 러시아 관청에 독립선언서를 배포하기도 했다.

이일로 인해 1920년 4월4일 시베리아에 출병한 일본군은 블라디보스토크 신한촌과 우수리스크 한인거주지를 대대적으로 공격, 방화와 가택수색, 검거, 학살을 자행했다. 이 사건으로 블라디보스토크 신한촌에 거주하는 한인동포 300여 명이 집단 학살당했고, 우수리스크에서는 최재형, 김이직, 엄주필, 황경섭 등 애국지사들이 일본 헌병대에 검거돼 정식 재판절차도 없이 학살됐다. 게다가 신한촌을 비롯한 연해주 거주 고려인들은 '일본의 앞잡이'라는 누명을 쓰고 1937년 스탈린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당해 주인 없는 유랑민의 고단한 삶을 살아야만 했다.

그 후 광복 71주년을 맞아 또 다른 '신한촌'이 조상의 땅 광주에 조성되기에 이르렀다. 다름아닌 '광주 고려인마을'이다. 이들은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당해 유랑민으로 살아가던 고려인동포 후손들로 조국으로 돌아와 과거 신한촌(新韓村)처럼 집단 거주지를 이루고 잃어버린 권리를 회복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러나 권리 회복에는 많은 어려움이 산재되어 있다. 고려인동포들은 독립유공자 후손이지만 이를 입증할 만한 증거자료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체류비자는 물론 생계조차 위협당하는 서러운 삶을 이어가고 있다. 또 국가는 국내 체류 고려인동포는 독립유공자 후손도 아니며 지원에 관한 법적근거가 없기에 '국적은 물론 영주권도 줄 수 없다'며 체류기간 만료 즉시 이 땅을 떠날 것을 강요하고 있다. 이에 오갈데 없이 이 땅을 살아가야하는 고려인동포들은 국가의 냉혹함과 무관심에 서러운 눈물을 흘리고 있다.

하지만 3ㆍ1절이 되면 고려인주민들은 조촐한 기념식을 갖고 선조들의 국권회복에 대한 노고를 되새기며 뜨거운 애국심을 애써 이어가려 노력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광주시는 전국최초로 고려인동포 지원조례를 통해 동포정착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모법이 없기에 지원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보다 근본적인 제도적, 법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힘없는 고려인동포를 대신해 이제는 광주시는 물론 전 국민들이 나서야 할 시기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이천영 새날학교 교장
관리자   작성일 : 2016년 03월 11일 06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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