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눔정보 > 나눔뉴스
[나눔방송 칼럼] ‘월곡 고려인마을’ 한국 다문화 공간의 미래를 꿈꾸며
김경학 : 전남대학교 문화인류고고학과 교수
소련 붕괴 후 중앙아시아에 독립국가가 형성된 1990년대 이래 고려인 등 소수 민족에 대한 정치·경제·교육 등의 영역에서 차별정책과 새로운 질서에 대한 적응 부담은 고려인, 특히 젊은 청장년 세대의 고려인에게는 ‘생존을 위한’ 재정착 전략을 세워야만 했다.

2000년대 이후 한국으로의 대규모 이주는 고려인들의 생존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해된다. 광주광역시 광산구 월곡 2동, 이른바 ‘고려인마을’에는 2020년 현재 6천명 이상의 구 소련권 출신 고려인이 거주하고 있다.

김경학 전남대 문화인류고고학과 교수


이들은 삶에 필요한 유용한 자원과 지식 및 정보의 교환을 통해 이주비용을 절감하고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고려인 이주자 네트워크’를 통해 고려인마을이 있는 월곡 2동에 정착하였다.

게다가 구직과 법률 및 의료 등 다양한 차원에서 고려인들을 지원해주는 고려인종합지원센터 관계자들의 쉼 없는 관심과 고려인들의 정착을 품어준 월곡동 선주민들이 국내외 고려인을 월곡 2동으로 이끌고 있다.

월곡 2동 고려인 사회의 중심축은 노동 가능 연령대인 청·장년층에 있지만, 이들의 이주생활이 안정되면서 자녀들이 입국하고 마지막으로 손자녀 돌봄과 가사전담을 위한 노부모 세대가 재결합하는 ‘고려인 3세대 가구’가 늘고 있다.

고려인마을로 가족이 재결합하는 양상은 고려인의 가족과 친족에 대한 강한 집착과 세대 간 호혜적 돌봄이라는 고려인의 문화적 전통에서 비롯된다. 고려인의 가족 응집력은 고려인마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손자녀의 돌잔치와 노부모의 환갑잔치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필자가 고려인사회를 연구하던 초기인 2014년에 “타슈켄트에 계신 어머니의 환갑잔치에 필요한 재원확보를 위해 광주에서 일하고 있다.”는 젊은 세대 부부 고려인의 이야기는 이들의 강한 가족유대를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고려인 가족 규모가 커지면서 월곡 2동 내에서의 집을 이사하는 횟수가 늘어나지만 이들은 월곡동을 벗어나지 않으려 한다. 고려인 인구의 밀집은 기존 개인주택이 원룸빌딩으로 개조되는 양상에 일조하여, 월곡2동의 주택경관은 최근 2-3년 사이에 원룸빌딩 숲으로 변화되고 있으며 이런 다세대 건물공사는 현재 진행형이다.

월곡 2동에는 주로 고려인 이주자가 살지만 자신들의 음식을 찾는 구 소련권 국가 출신 이주자들의 수가 늘고 있는데, 월곡 2동에서는 러시아어를 사용해도 낯선 눈으로 바라보는 한국인이 드문 것도 이들이 이곳에 친밀감을 느끼게 한다.

이처럼 다양한 민족과 국적의 이주민이 급증하면서 주택 임대가격과 주택가격이 상승해 일부 선주민은 미소를 띠겠지만, 이주자가 늘면서 길거리 음주, 고성방가, 담배꽁초 등 쓰레기 무단투기, 경미한 도난사건 등 불미스런 사건발생 증가와 안전 문제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선주민들도 적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핸드폰 가게를 제외하면 이주자들이 식당, 미용실, 의류점 등 한국인 상점을 찾지 않아 자신들의 영업에는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시큰둥하는 몇몇 상점주도 있다.

고려인마을이 위치한 월곡 2동은 1980년대 말 광주광역시 최대 공업단지인 하남공단 조성으로 인한 배후지 주택단지로 개발되었다.

그간 월곡 2동은 하남권의 상업중심지 역할을 부분적으로 했으나 택지가 오래 전에 개발되어 낡은 주거지와 기반시설이 낙후되었다.

이런 시점에 생활환경 개선과 지역 상권과 주민공동체 활성화를 목표로 2023년까지 진행될 국토부의 ‘월곡 2동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선주민과 이주민 간의 여러 차이에서 비롯된 상호 이해의 부족으로 자칫 터질 수 있는 갈등의 소지를 상생의 장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절호의 이벤트가 아닐 수 없다.

이 사업이 단지 생활환경 정비와 보행환경 개선 등의 기반 사업에 그치지 않고 선주민인 한국인과 고려인을 비롯한 다양한 이주민들이 어울릴 수 있는 상생의 플랫폼 역할을 해야 된다.

문화적 다양성의 감수성이 높아짐으로써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는 토대 위에 누구나 자신의 문화적 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는 평등한 일상을 누릴 수 있는 ‘도덕적인 공동체’ 공간으로 월곡 2동이 거듭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가 운영되기를 기대한다.

고려인마을이 포함된 광주광역시 광산구 월곡 2동이 한국의 다문화 공간의 미래의 청사진을 담을 수 있는 사회·문화적 공간으로 ‘재생’하는 날을 고대해 본다.
관리자   작성일 : 2020년 09월 19일 07시 03분

     

 
작성자 성명: 암호:  
내   용


 다음기사 : [나눔방송] 평화아카데미, 고려인마을에 추석맞이 ‘사랑의 쌀’ 전달
 이전기사 : [나눔방송] 광주고려인마을, 청소년 기자학교 개강
 
 
   
 
 
(우.62457)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산구 평동로 29(삼도동) | 사업자등록번호 : 410-92-39653 | 발행인 : 사단법인 외국인근로자문화센터 이천영 | 편집인 :
이천영 | 전화 : 062-943-8930 | 팩스 : 062-943-1634 | 등록번호 : 광주 아00070 | 등록년월일 : 2011년 1월 24일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천영
Copyright 2010 나눔방송, All rights reserved.
 

Warning: Unknown: Your script possibly relies on a session side-effect which existed until PHP 4.2.3. Please be advised that the session extension does not consider global variables as a source of data, unless register_globals is enabled. You can disable this functionality and this warning by setting session.bug_compat_42 or session.bug_compat_warn to off, respectively in Unknown on line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