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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방송] 네팔에서 온 편지
지식나눔을 위해 네팔로 간 전) 전남대 약대 박행순교수의 네팔사랑이야기
네팔의 의료 사각지대 문제와 해결방안

지난 8월 전남대학교에서 은퇴하고 곧바로 네팔의 파탄의대에 객원교수로 왔다. 세계 어느 곳에서나 의료 혜택이 전 국민에게 고루 돌아가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네팔은 한층 더 심각한 것 같다. 이곳은 세계 10대 고산 중 8개가 있고 남부의 평야(Terai)를 제외하고 거의 산악지대이다. 수도인 카트만두 밖은 대부분 지형적 고립과 경제적 고립으로 인해 의료 사각지대가 되었다.

1970년대 말까지 네팔에는 의사를 양성하는 교육시스템이 전무했지만, 지금은 매년 2,000명에 달하는 의사를 배출한다. 그러나 그들은 대부분 카트만두에 정착하거나 해외로 나가기 때문에 의료사각지대는 줄어들지 않는다. 수도에서는 한 사람의 의사가 주민 1,330명, 산지를 포함하는 시골에서는 31,000명을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시골 주민의 평균 수명은 수도권 사람들보다 20~30년이 짧다. 시골이 수도보다 의사 1인당 주민수가 23배 이상 많고 평균수명이 20~30년 짧다는 사실은 의사수와 평균수명 사이에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네팔에는 지난 50년간 세계 각국에서 온 선교사들이 기독교의 사랑과 박애 정신에 따라 파탄병원(Patan Hospital)을 운영해왔다. 최근에 신설된 파탄의대(Patan Academy of Health Sciences)는 파탄병원을 인수하여 설립되었다. 현재 이곳에서 기독교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지만 그 정신과 비전은 예나 지금이나 같아 보인다. 파탄의대에서는 가난하고 시골에 사는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보다 나은 의료혜택을 주는 것, 즉 네팔의 지역 간 의료 혜택의 격차를 줄이는 것을 사명으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하여 어떤 정책으로 학교가 운영되고 교육이 이뤄지는지 살펴보는 것은 우리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 대학에서는 첫째, 학생들의 절반이상을 의료 사각지대에서 장학생으로 선발한다. 둘째, 총 6회의 현장실습이 필수이며 이는 지자체와 긴밀한 협조 하에 이루어진다. 모든 학생들은 슬럼 지역을 포함하여 다양한 곳에서 수일 또는 수 주간, 그리고 마지막 학기에는 6개월의 실습을 마쳐야 졸업자격을 얻게 된다. 셋째, 소그룹의 사례(문제)중심 토론 학습(Problem Based Learning)이 활성화되어있다. 넷째, 학생들이 실력 있는 의사가 될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의료보건 분야에 지도자가 되도록 교육시킨다.

6년 교육을 마치면 장학금 수혜자들은 배정받은 의료 사각지역에서 2-4년간 의무적으로 지역민들을 위하여 의사와 지역의 의료 보건 분야의 리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후에야 졸업장을 받게 된다. 그들이 단지 의무 기간만 마치고 카트만두에 돌아올지 계속 그 지역에서 활동할 지는 앞으로 지켜볼 일이지만 기간에 상관없이 주민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하다.

나는 학생들에게 평생 가난한 환자들을 전심을 다하여 사랑으로 돌본 우리나라의 성산 장기려 박사(1911-1995)를 역할 모델로 소개하고 싶다. 파탄의대가 지향하는 교육이념에 따라 네팔인 장기려들이 각 곳으로 흩어진다면 이는 네팔의 의료사각 지대를 해결하는 탁월한 대안이 될 뿐만 아니라 우리를 포함한 많은 나라가 배워야할 모범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

이 신설대학의 구체적 비전 때문에 나는 오늘도 파탄의대를, 그리고 네팔을 희망으로 바라본다.

박행순 파탄의대 객원교수, 사단법인 국제과학문화협회 대표
관리자   작성일 : 2011년 10월 05일 07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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